최근에 ‘카카오 카풀’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부족한 택시 공급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일종의 공유경제로, 기존의 택시 서비스 생태계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른바 독점의 문제이다. 카카오 카풀이 ‘카카오톡’이라는 독점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앱 사업이기 때문이다.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앱 사업까지 진출한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메신저(카카오톡)와 다음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달 앱, 간편결제(카카오페이) 등의 앱 사업을 벌이고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포털과 모바일메신저(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간편결제(네이버페이)와 화장품 제조·판매 등의 앱 사업에 진출해 있다.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KT는 이동통신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부동산 개발·공급, 신용카드업(비씨카드) 등에, SK텔레콤은 온라인쇼핑몰, 음향·영상기기 제조 등의 앱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전자지급결제대행, 간편결제(페이나우) 등의 앱 사업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플랫폼 사업자가 앱 사업까지 하는 것은 ‘암묵적 끼워 팔기’로 볼 수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끼워 팔기는 일반불공정행위 중 거래강제에 해당한다. 여기서 공정거래법상 끼워 팔기는 강제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즉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하여 앱을 같이 사용하도록 강제할 경우에만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할 수 있다. 그런데 소비자는 강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독점적 플랫폼 기반으로 운영 중인 앱을 다른 경쟁자의 앱보다 더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사실상 끼워 팔기, 즉 ‘암묵적 끼워 팔기’에 해당한다.
암묵적 끼워 팔기는 공정거래법상으로 규제할 수 없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필자가 속한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독점적 플랫폼에 끼워 파는 앱을 플랫폼과 별개로 개별 판매할 경우 끼워 팔 때보다 총실질소비, 총실질생산, 총노동수요(일자리), 총투자가 각각 4.4%(43조원), 3.9%(60조원), 8.9%(180만명), 6.5%(26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플랫폼 1가격(앱을 끼워 파는 경우), 플랫폼 2가격(앱을 끼워 팔지 않는 경우), 앱 가격은 각각 20.5%, 10.8%, 56.8% 떨어진다.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앱 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에만 전념하고, 앱 사업은 별개의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할 때 경쟁이 촉진되면서 일자리가 증대되고 플랫폼과 앱 가격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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