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경제]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특단의 대책 나와야

[오피니언타임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영업종에 대한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가 1년 반 이상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가 재확산 될 때마다 자영업자들에게 협조와 희생을 요구하며 ‘짧고 굵은’ 방역을 약속했지만 코로나 확산세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자영업자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생활고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20년 3월 대비 158조4000억원 늘어난 85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그림 참조). 이는 작년 한 해 우리나라 명목 GDP인 1933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으로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영업자 대출 현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먼저 소득 수준이 낮은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자영업자의 2021년 6월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6.5%로,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 자영업자의 12.2%보다 높았다. 

또 고금리 대출로 분류되는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 등 비은행권 대출이 대폭 증가했다. 2021년 6월 비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9.9%로, 은행권의 10.7%보다 높게 나타났다.

생계를 위한 대출이 절실한 저소득 자영업자들이 이제 은행권에서도 밀려나 금리가 더 높은 비은행권으로 몰려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부터 파생된 가계대출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은행권, 비은행권 할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가계 대출을 규제하고 있어 빚으로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고통은 깊어만 가는데 정부가 자영업자 피해 구제에 대해 고심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