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수출 신화’

운영자 ( 2019.09.25) , 조회수 : 998       ▶▶ 신동아 (바로가기)

올해 들어 수출이 급속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신화’ '제조업 신화’가 무너진다는 탄식이 들린다. 관세청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1~7월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9% 감소했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전년 동월과 비교해 13.8%, 11.0%나 줄었다. 8월 통계도 마이너스 수출이 확실시된다.


특히 주력 업종의 수출이 크게 줄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3개 주력 업종 중 일반 기계, 자동차, 선박 등 3개 업종 수출만 증가했고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석유 제품, 철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섬유 제품, 컴퓨터, 가전 제품 등 10개 업종의 수출은 감소했다.


'경제 견인차’ 반도체 수출 22.5% 급감


이 중 수출이 대폭 감소한 업종은 '경제 견인차’인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대폭 하락해 2018년 상반기 대비 수출이 22.5%나 줄었다. 다른 제품들도 사정이 안 좋다. 석유화학 제품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미국의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으로 2018년 상반기 대비 수출이 13.0% 감소했다.


석유 제품은 수출 단가 하락과 중국과 대만의 석유 제품 정제설비 증설로 2018년 상반기 대비 8.5% 하락했다. 철강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2018년 상반기 대비 4.9% 감소했다.


자동차부품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중국 내 자동차 소비가 위축돼 2018년 상반기 대비 2.3%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으로 디스플레이 가격이 하락해 2018년 상반기 대비 12.7% 줄었다. 무선통신기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돼 2018년 상반기 대비 24% 감소했다. 섬유 제품은 주요 수출 지역인 아세안(ASEAN)과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으로 2018년 상반기 대비 7.7% 감소했다. 컴퓨터는 SSD에 대한 기업용 서버 수요 감소로 2018년 상반기 대비 35.1% 내려앉았다. 가전 제품은 중국-일본과의 경쟁 심화 및 미국의 가전 제품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인해 2018년 상반기 대비 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2019년 7월 중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6%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액정 디바이스 등 반도체 산업의 충격이 가장 컸다.


중소기업의 수출도 줄어들었다.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7% 감소했다. 대기업보다는 수출 감소 폭이 작지만, 중소기업의 수출 감소는 고질화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화장품(14.2%), 합성수지(11.0%), 계측제어분석기(8.7%), 반도체(8.1%) 순으로 낙폭이 컸다.


이러한 급격한 수출 감소는 중소기업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 서울 구로구 온수산업단지에서 지게차 부품을 생산하는 A사의 대표는 “수출이 줄어드니 매출과 공장가동률이 지난해의 반 토막 정도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수출도 감소


수출 충격의 여파로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2월 기업의 대출 연체율(0.68%)은 전월 대비 0.08%p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0.66%)은 전월 대비 0.10%p 증가했다. 이는 2018년 7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중소기업의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하반기 투자 확대나 신사업 진출 계획을 세우는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6.4%의 기업은 신규 투자에 유보적이었다. 이들은 “현상을 유지하면서 내실을 다지겠다”(60.2%)와 “사업 축소를 고려하겠다”(26.2%)로 응답이 나뉘었다. “투자를 확대하겠다”(5.6%), “신사업·신기술을 도입하겠다”(8.0%) 등 성장을 위한 적극적 경영전략을 고려하는 기업은 1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외환경 악화에 따라 안정적인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략)


'단기간에 활로 찾기 어렵다’


몇몇 경제 전문가는 “1~8월 수출 감소 영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민생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일자리 없다’ '경기 안 좋다’ '장사 안된다’ '살림 팍팍해졌다’는 말이 더 자주 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수출 감소 타격을 완화하고자 중소기업 혁신 기술개발자금, 창업기업자금, 신성장기반자금 등의 정책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겹치면서 단기간에 이를 극복할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대한 의존성이 높으므로 대기업의 수출 감소가 중소기업 경영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일본산 대체나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 지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당장 떨어지는 매출을 회복할 수요처가 제공돼야 수출 감소에 따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다.


정부는 수출 감소의 직접적 원인을 해결해주는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수출 감소는 반도체 가격 하락 같은 시장 요인과 중국의 수요 감소,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위험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정부는 일본과 협의해 일본의 대한국 부품 수출 규제를 해소하는 등 정치 문제로 인한 대외적 위험을 줄여주어야 한다.


또 기업에 대한 기술자금 지원에 앞서 기업의 국내외 판로를 열어주기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완화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수출 감소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어 우리 경제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고, 지금도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정부는 수출에 부담을 주는 정치·정책 요인을 제거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동아 2019년 10월호

김재현 (재)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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